실리콘 코킹 작업이 서툰 초보 작업자와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아침에 출근했던 깨끗한 작업복이 일이 끝나는 퇴근 시간이 가까울수록 작업복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심지어 머리카락에도 실리콘으로 이곳저곳 범벅인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게되면 안쓰럽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얼굴이나 머리카락에 묻은 실리콘이야 조심스럽게 떼어내면 제거가 되지만 옷에 묻은 실리콘은 쉽게 제거가 되지가 않아 코킹 업을 하는 기능인들은 작업복은 실리콘이 묻어 있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아무리 능숙한 실리콘 코킹 기능공도 본인 모르게 실리콘이 옷에 조금이라도 묻은 것을 작업이 끝나고 발견하게 되는데 실리콘 코킹으로 옷에 묻히기 보다는 작업 시 다른 부자재에 묻은 실리콘을 모르고 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0년 넘게 일하고 계신 선배 형님을 아는데 1주일 넘도록 실리콘 한 방울도 옷에 묻히지 않고도 자신이 맡은 작업 활당량을 충분히 끝내는 모습을 보고 참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물론 1주일이 지나 실리콘이 소량이 묻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대단하신 분이었다.
실리콘에 관심있는 일반인에게 의외로 받는 많은 질문 중에 하나가 실리콘이 옷에 묻었을 때 어떻게 하면 실리콘을 제거할 수 있는지 묻는데 사실 완벽한 제거 방법은 없고 상황에 따라 응급처치로 어느 정도 제거는 가능하다.
수성 계열 실리콘이 폴리에스테르 계열의 옷에 묻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물로 제거가 가능하지만 면 의류 계열에 묻은 실리콘은 제거가 어렵다. 그리고 유성 계열 실리콘도 빠른 시간에 응급처치로 석유를 보루에 묻혀 문지르면 옷에 묻은 약간의 실리콘은 만족할 정도의 제거는 가능하지만 넓은 범위로 묻은 실리콘 제거는 역시 힘들다.
예전에 신축 건물에 내부를 유성계열 실리콘으로 작업 중 건물주가 그 날 고급 트레이닝 복장으로 현장에 방문했다가 그만 실리콘이 옷에 묻어 당황한 적이 있었는데 응급처치로 바로 석유를 구해 급하게 문질렀지만 실리콘은 제거가 되었어도 석유 때문에 옷에 대미지가 생겨 할 수 없이 의류 재활용 통에 버린 경우가 있었다.
결론은 소량의 적은 실리콘이 옷에 묻었을 경우 빠른 시간에 응급 처리하면 어느정도 제거는 가능하지만, 제거를 잘해도 옷감에 데미지 있는 손상이 발생하기에 사실 완벽한 복구는 어렵다!
실리콘이 옷에 묻어 그냥 포기하고 버리기 보다 실리콘의 성질에 따라 그리고 옷의 섬유 재질에 따라 만족할 수준으로 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위에 방법으로 차근차근 시도는 해볼 만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수많은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공정에 작업자들을 지켜보았지만 실리콘 작업자와 페인트 도장 일을 하는 기능인들의 작업복이 유난히 티가 나는데 공정상 어쩔 수 없는 그들만이 가진 직업상에 훈장이라고 생각해 본다.